국내 최초 전쟁드라마 '전우'에서 나시찬과 이일웅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의 연기를 논한다면 백중지세다. 목소리 하나하나가 대치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전우'는 1기 고(故) 나시찬, 2기 고(故) 강민호로 나뉘어진다..

이일웅씨는 '전우' 1,2기에 인민군 장교로 출연하며 없어서는 안되는 역할을 했다. 현재 그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와 주말극 '대조영'에 출연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속에 과거가 되어버린 '전우' 세대. 그들이 기억하는 한사람을 만났다. 인민군 장교로 '전우'세대들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는 '이일웅'. 시선과 목소리는 여전했다. 압도하는 눈빛과 카랑카랑한 목소리.

▲ 사진제공 : 파로스엔터테인먼트

이런 힘든 촬영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즐거웠단다. 버스에서 부르는 노래가 힘든 몸을 편하게 했단다. 그때 불렀던 노래를 기억하며 부르는 그의 모습은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그는 폭파담당을 했던 '박광호'씨를 기억하며 후일담을 얘기했다. 박광호씨는 폭파전문가로 폭파를 즐겼다고 한다. 얼마나 폭파 장면을 즐겼으면 배우들이 많이 다치기도 했단다. 적당량의 폭탄을 장치해야 하는데 그 양을 넘겨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또 '전우' 2기 촬영 도중 권총을 분실해 1개 중대가 산속을 수색해서 새벽녘이 다 돼서 땅속에서 찾았다.

당시 인민군 장교역을 하면서 그는 함경도 사투리와 평안도 사투리를 사용했단다. 또한 직접 인민군 장교복과 군화, 모자를 구입해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나시찬씨를 합기도 공인 8단의 실력자라고 했다. '김(金)과리(李)'를 촬영할 때다. 대검 장면 대결 녹화 과정에서 이일웅씨는 오른손 새끼손가락 힘줄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때 사고로 인해 지금도 새끼손가락이 불편하다.

'전우'를 함께 촬영한 배우는 현재 중견배우와 원로배우가 됐다. 여배우들로는 '황정아', '한혜숙', '장미희' 등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때 배우들의 열기와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당시 배우들은 표현기술, 대사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은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졌단다. 배우되기가 너무 쉬어졌다는 것이다. 가벼워지는 드라마가 많아졌다는 말도 함께 했다. 현재 쉽게 배우가 된 검증 안된 그들이 귀담아야 할 쓴 소리다.

한편,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에서 다 같이 불렀던 노래는 처음 듣는 노래였다. 가사에는 당시 애환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가사를 옮겨본다.

<믿고 싶어 믿었나, 믿으래서 믿었지, 우리네 아버지가, 나를 곱게 길러서, 술 집에 나가, 술 따라 주라고 ,나를 곱게 길렀나, 세월 잘 못 만난 이 몸은 서러워>

이정민 기자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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